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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s Diary/Cats

Not Expected

by 잠만자는토끼 2008. 12. 17.









루시 -  82일째




루시가 집에 온지 2틀째. 소변이나 대변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화장실에 모든 용품을 옮기고 루시를 두어서 소변이나 대변을 보는지 확인해야 했다.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건강 상태나 화장실을 사용하는지 봐야 했기 때문에...

하지만 화장실에 두고 온 루시가 계속 머릿속에 생각이 나서 빨리 일을 마치고 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퇴근 후 집으로 곧장 달려가 화장실을 열며 루시를 찾았다. 허나.. 그 어느곳에서도 루시를 찾을 수 없었다.

그 좁은 화장실에서 어디로 갔을까 과연..


헉!! 이럴수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세면대와 연결된 곳 뒷 편에 들어가 있는 거였다.

어두워서 긴가민가 했는데 간신히 눈만 깜박거리는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런 상태로 몇시간이나 있었을까..ㅜ_ㅜ






[문제의 그 장소]



잠시 머릿속에 복잡해 지면서 일단 손을 넣을 수 없는 좁은 공간이라 먹을것으로 유인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는 소리 하나 없이.. 움직임도 없이 그냥 눈만 깜박이고 있는거다.

왠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숨이라도 제대로 쉬고 있는 걸까..

워낙 비좁아 보여서 루시도 차마 움직여 나올 수가 없는 듯 보였다. 이거 119라도 불러야 할 판이다.

일단 루시를 살려야 겠다는 마음에 망치를 들고 뒤에서 꺼낼 수 있도록 깨부셨다.

겨우 루시를 잡을 수 있게 깬 다음 루시를 끄집어 올리려고 했다.

미동도 없는 루시가 걱정스럽기만 했다.

몇 차례에 걸쳐 루시를 잡아 끄집에 냈다.

마침내 루시를 꺼내서 숨은 쉬나 어디 다친데는 없나 체크를 해보았다.

다행히 부상이나 다친 곳은 없는 듯 보였다.






단. 루시를 끄집어 내느라.. 내가 날카로운 부분에 좀 많이 긁혔다..ㅠ_ㅠ

이번엔 왼쪽 손목이..;;




 안에서 소변을 보았는지 털에 엉키고 냄새가 고약했다.

차마 그냥  둘 수 없다고 생각이 들어 결국.. 목욕을 시키기로 했다.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많았을텐데.. 그래도 저 상태로 있다간 루시가 더 힘들거 같았다.

루시를 처음 목욕시키는 건데.. 다행히 반항 한번 없이 얌전히 있어줬다.

물거나 할퀼까바 살짝 긴장했는데..;;







그 와중에 사진을 찍었다.;;

저 눈꼽을 뗴어주고 싶었는데 정말...

워낙 긴장을 해서 다음에 떼어주기로 했다.;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드라이기로 털을 말리는데..

그때부터가 전쟁이였다. -_-;;

너무 너무 무서워 해서 도망치고 난리도 아니였다.

눈빛만 보면 금방이라도 날 물고 도망갈 기세였다.

할 수 없이.. 수건으로 물기가 마를 때 까지 계속 계속 말려 주었다.

추웠는지 몸이 완전 핸드폰 진동이였다..ㅜ_ㅜ 미안 루시~

겨우  털을 거의 말리고 추울까봐 전기장판을 틀고 침대 이불속에 넣어주었다.







[ 왜 깨우셔~! ]


피곤했는지 새근새근 자고 있는 걸 깨워서 이상 없는지 체크하고, 미안한 마음에 간식캔을 주었다.

어찌나 잘 먹던지.. 혼자 있으면 사료를 안 먹는건.. 왜 그럴까. 걱정만 커진다.;;








아직 덜 마른 털을 전기장판의 열기로 지지며 스르륵 잠이 들고 말았다.

미안해 루시야.. 다시는 화장실에 혼자 외롭게 두지 않을게..ㅠ_ㅠ

오늘 일로 깨달았다. 항상 신경써야 하고 예상치 못한 일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지못미 루시...


내일은 꼭 병원에 가서 건강검사를 해 보아야 겠다.





Extra Moving Picture







Canon 40D / Tamron 17-50mm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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